태국 보건 당국은 자국 내 일부 과일박쥐에서 높은 치명률을 보이는 니파(Nipah)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고 확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가장 큰 위험은 국내 박쥐 자체보다, 유행 국가에서 감염된 여행객이 입국할 가능성에 있다고 보고 있다.
1월 26일 언론 브리핑에서 태국 보건부 소폰 얌시리타원(Sophon Iamsirithaworn) 차관보는 태국의 과일박쥐에서 니파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으나, 사람 감염 사례가 보고된 국가들에 비해 검출 밀도는 상당히 낮다고 밝혔다. 그는 박쥐에서 돼지로, 다시 사람으로의 전파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바이러스가 확인된 지역에서는 양돈을 금지하는 등 예방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태국 내 사람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방글라데시와 인도 서벵골주 등 일부 국가의 유행 상황을 고려해 보건 당국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태국과 지리적으로 멀지만, 수완나품·돈므앙·푸껫 등 주요 공항으로의 직항편이 있어 병원체 유입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태국은 국제공항에서 유행 국가 출발 승객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검역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승객, 또는 입국 전 21일 이내 유행 지역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승객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보건 당국은 태국에서 발견된 니파 바이러스가 방글라데시 계통으로, 말레이시아 계통과 함께 확인된 두 계통 중 하나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계통은 더 위험한 것으로 평가되며, 치명률이 높고 중증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니파 바이러스는 중증 질환을 유발하는 병원체로, 심각한 폐렴과 뇌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현재까지 백신이나 특이적 치료제가 없다. 감염자의 치명률은 바이러스 계통과 발병 지역의 의료 대응 능력에 따라 40%에서 75%에 이른다. 다행히 감염자의 체액과의 직접 접촉이 필요해 전파력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태국 내 검사 결과에 따르면 과일박쥐 샘플 중 약 10%만 니파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어, 인도에서 보고된 40~50%보다 현저히 낮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과일박쥐가 여전히 주요 자연 숙주이며, 박쥐에서 돼지로 감염될 경우 바이러스가 증폭된 뒤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어린이는 니파 바이러스에 취약한 집단으로 간주된다. 소아의 증상은 성인보다 뚜렷하지 않을 수 있으나, 질병이 중증으로 진행되어 심각한 뇌염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생존하더라도 발달 지연, 학습 능력 저하, 간질 등 장기적 후유증 위험이 있다.
태국 보건 당국은 니파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상황을 면밀히 감시하고 예방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